한국사 수업/조선시대의 회화

[혜원 신윤복] 청금상련, 상춘야흥, 쌍검대무, 납량만흥

지니쌤 동진이 2017. 3. 14. 13:46


청금상련(聽琴賞蓮) 가야금을 뜯으며 연꽃을 감상한다는 의미이다.


남자 세명과 여자 세명이 그려져 있고 남자들은 갓과 도포 등을 보았을 때 당상관이상의 지체 높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자들은 모두 기생이다.

그림속의 배경은 한 개인의 집 안인것으로 보이며 왼쪽의 사방관관이 옆에 놓인 것으로 보아 집 주인으로 보인다. 사방관은 양반들이 집에서 쓰던 것이기 때문이다.

서 있는 사람은 도포 색이 다른데 이는 중국에서 주로 수입하던 것이라고 한다. 갓끈은 노랑색이며 호박으로 만든 것이다. 이를 보았을 때 당상관 이상의 관료였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조선시대의 갓끈은 "대나무, 상아, 밀화, 오죽, 유리, 대모 등"이었는데 신분에 따라 재료가 달랐다.

이 집은 연못을 구성할 수 있을 정도로 꽤 재력이 있는 집으로 보인다. 조선시대의 재력가들은 집안에 연못을 구성하는 일이 흔한일이었다. 순조27년에 대사간 임존상이 우의정 심상규가 사치를 부리며 집을 크고 화려하게 지었다는 이유로 파직시킬 것을 청하기도 했다는 기록도 있다.


여자 세명은 모두 기생이다. 오른쪽 위의 여성은 담뱃대를 쥐고 있고 가리마를 쓰고 있다. 그 옆의 여인은 가야금을 뜯고 있다. 가야금을 특기로 삼아 전문적으로 연주하는 기생을 금기라고 부른다.(노래를 잘 하는 기생을 가기라고 함.) 가야금 여인 앞의 것은 화로(수로)인데 곱돌로 아주 작고 앙증맞게 만들어 담뱃불도 붙이고 하는 실내용 화로이다.


이 그림에서 가장 흥미로운 사람은 왼쪽의 사람들이다. 이들을 관찰해 보라!  남자의 발과 남자의 손 그리고 그의 시선을....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양반상과는 전혀 다른 이 모습을...

상춘야흥(賞春野興)'은 양반이 악사, 봄날의 흥취.


제목이 상춘야흥(봄날 야외에서 흥취한다.)인데 이 그림속의 배경이 정말로 야외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한다. 그림의 배경을 보면 암석언덕인데 아랫부분은 석축을 쌓고 있다. 이는 인공적으로 만든 것으로서 순수한 야외처럼 보이지 않는다.

왼쪽 위쪽을 보면 기생이 두명이고 양반이 둘이다. 양반둘은 널찍한 도자리에 위에 앉았는데 도포를 점잖게 차려 입고 위풍이 당당하다. 차림새를 보니 당상관 이상의 양반들이 분명하다.

그 앞에 악공이 셋 있고 이들은 왼쪽부터 젓대와 해금. 거문고를 연주하고 있다.  

오른쪽에는 창옷을 입은 젊은이 둘 이 서 있다. (도포나 중치막은 옷소매에 주머니처럼 달린 공태가 있으나 창옷은 그것이 없다.) 공태에는 사소한 물건을 넣어 다니기도 하는데 이것은 양반의 의복에만 달 수 있다. 이런 것을 보아 이 두 사람의 신분을 알 수 있다. (다만 도포나 중치막이 아닌 창옷을 입고 있고 공손한 모습으로 서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양반가의 청지기가 아닌가 한다.)
어쨋거나 이 그림은 봄날 지체 높은 분들이 기생과 악공을 불러 즐기고 있는 장먼이다.


쌍검대무(雙劍大舞)_대무


기녀는 사치 노예로서 대개 남성들에게 성악과 기악, 그리고 춤을 제공했다. 이 그림은 유흥공간에서 춤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주 귀중한 그림이다.

왼쪽 중간 끝에 옷을 단정히 차려 입고 있는 사람이 연회의 주최자로 보인다.  그 위의 깍지낀 사람 역시 양반이며 그 옆에는 앳단 양반으로 이 집안의 자제로 보인다. 그 앳된 양반 옆에는 기생 두명이 앉아 있다.
그 오론쪽에는 초립을 쓴 남자가 있으며 이 사람이 연회의 추제인거 처럼 보인다. 그 옆에는 담맷대를들고 있는 상노이다.


겸은 든 여인들은 상당히 동적으로 묘사가 되어있다. 군복에 전립을 쓰고 있다. 왼쪽은 옥색 전립, 노란색 저고리, 붉은 치마를 오른쪽은 검은색 전립, 옅은녹색 저고리, 옥색치마이다. 아래쪽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맨 왼쪽의 한 사람을 제외하면 모두 악공이다. 왼쪽부터 해금. 두명은 피리, 젓대, 장고, 북이다. 악공과 기생은 보통 한 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그림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왼쪽에 있는 사람이다. 아래쪽 악공들과 앉아 있는것으로 봐서 다른 양반들에 비해 조금 낮은 지체로 보인다. 그의 오른손을 보라. 그가 들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차면"이다. 차면은 양반들이 여성과 내외하기 위한 물건으로서 여성들 앞읖 지날 때 얼굴을 가리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남녀 유별을 따지는 사람이 기생의 춤을 보고 있다. 음......


납량만흥(納凉漫興)_춤


이 그림의 상단부는 온통 산이며, 하단에는 인물이 배치되어 있다. 그림 맨 왼쪽에 젊은 양반 둘이 돗자리 위에 앉아 있는데 젊은 사람들의 자세가 가관이다. 위의 남자는 갓끈까지 풀고 있다. 아래의 남자는 몸을 비스듬히 하고 있다. ...


오른쪽에는 네명은 악공이 장구와 피리 해금을 연주하고 있고, 중앙에 춤추는 여자가 있다. 이 여자가 여염집 여자일리는 없다. 남자와 여자가 함께 춤을 추고 있다.


조선시대의 양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조선시대의 양반이라면 성인군자이고 엄숙한 양반상이 떠오른다. 물론 그런 모습이 없지는 않는 것이다. 그러나 혜원 신윤복의 그림이 조선시대 양반의 모습을 더욱더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는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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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강명관, [조선풍속사3], "조선사람들 혜원의 그림 밖으로 걸어나오다", (서울: 푸른역사, 2010년), 179~205에서 요약및 발췌 정리한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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