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수업/조선시대의 회화

[혜원 신윤복] 임하투호, 쌍륙삼매

지니쌤 동진이 2017. 3. 14. 17:16


임하투호(林下投壺)

이 그림은 투호하는 장면이다. 등장인물은 남자 셋과 여자 한명이다. 남자 넷은 차림새로 보아 양반이다. 이 여성은 아마 기생일 것이다. 남자들이 야외에서 투호를 할 때 가까이 지내던 기생을 불렀다는 것이 옳을 것이다.

투호는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인데 북사의 백제전과 신당서의 고구려전에 투호에 관한 언급이 있는 것으로 보아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에 수입된 것으로 보인다.

쌍륙삼매(雙六三昧)


왼쪽 남자는 갓 아래 복건을 쓰고 검은띠를 둘렀으니 벼슬하지 않은 유생이다. 오른쪽 남자는 탕건을 벗고 배자만을 입고 게임에 몰두하고 있다. 젊은 여자들은 기생으로 보인다.

쌍륙은 주사위(투자)를 던져 숫자만큼 말을 전진시켜 상대방의 궁에 먼저 들어가는 쪽인 이기는 게임이다. 주사위 숫자는 우연이지만 말을 운용하는데는 요령이 필요하다. 말은 보통 검은 말 16개 흰 말 16개인데 위의 그림에서는 푸른색과 붉은 색으로 쌍방을 구분하고 있다.


쌍륙은 원래 서역 지방에서 만들어져 중국으로 전해졌고 그것이 다시 한반도로 전대된 것이다. 쌍륙은 우리나라에서는 백제에서 유행했으며 고려 사람 이규보의 문집 동국이상국집에 쌍륙이란 시가 있고 김시습의 매월당집에도 같은 제목의 시가 있다. 이런 자료로 보아 쌍륙은 주로 지배계급 사이에서 유행했던 오락임을 알 수 있다.


조선후기에는 바둑과 장기 쌍륙을 비롯해서 여러가지 도박성 게임이 발달했다. 이덕무는 사소절에서 아이들을 훈계하며 조선 후기에 유행했던 도박의 종류를 이렇게 들고 있다. 장기, 바둑, 쌍륙, 골패, 지패, 윷놀이, 의전, 종정도, 돌공던지기, 팔도성행 등...


이 모든 것을 알면 부형과 벗들은 재주가 있다고 그들 칭찬하고 잘하지못하면 모두 그를 조소하니 어찌 그리도 고질스러운가? 이런 놀이들은 정신을 소모하고 뜻을 어지럽히며 공부를 해치고 품행을 망치며 경쟁을 조장하고 사기를 기른다. 심지어 도박에 빠져 재산을 탕진하고 형벌까지도 받게 된다. 그러나 부형된 자는 엄금하여 오락기구를 혹 숨겨두는 일이 있으면 불태우거나 부숴버리고 매를 때려주어야한다.


이렇게 이덕무는 오락을 금지해야한다고 말을 한다.

승부를 겨루는 게임이 곧 도박은 아니다. 조선후기는 도박이 성행했던 시기이다. 도바 주에서도 투전은 거대한 사회문제가 될 정도였다. 특히 오늘날 화투에 비할 수 있는 투전은 어느 도박보다 강한 중독성을 내장하고 있었다. 오늘날 화투에 빠진 사람들이 헤어날 수 없듯 투전 역시 일단 빠져들면 끊을 수 없는 강한 중독성이 있었음을 여러 문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선 후기 도박이 왜 이렇게 성행하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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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강명관, [조선풍속사3], "조선사람들 혜원의 그림 밖으로 걸어나오다", (서울: 푸른역사, 2010년), 231~239에서 요약및 발췌 정리한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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