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수업/조선시대의 회화

[혜원 신윤복] 청루소일, 기방무사, 홍루대주, 유곽쟁웅

지니쌤 동진이 2017. 3. 16. 15:30

청루소일_기방의 한때


<한 여인은 생황을 들고 있고 또 한 영인은 머리에 가리마를 쓴 것으로 보아 모두 기생이다. 남자는 이 집에서 익숙한 사람인듯 한데 그림이 의미하는 바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기방의 한때를 보면 탕전을 쓴 남자가 방안에 앉아 있고 가체를 한 여자가 손에 생황을 쥐고 툇마루에 앉아서 이제 막집으로 들어서는 여자를 바라보고 있다, 대문에 들어선 여자는 가리마를 위에 전모를 쓰고 있다. 전모를 쓰고 있는 여자 역시 기생이다. 기생으로 단정할 수 있는 것은 전모 밑에 가리마가 있기 때문이다.


더욱 확언할 수 있다. 유득공(경도잡지)에거 기생의 종류로 내의원, 혜민서의 의녀, 공조와 상의원의 침서비를 꼽았는데, 내의원 의녀는 검은 비단으로 만든 가리마를 쓰고, 나머지는 검은 베로 만든 가미라를 쓴다고 하였다. 위 그림으로는 재료가 비단인지 베인지는 알수 없으나 가리마를 쓴 것으로 보아 기생임이 확실하다. 생황을잡고 있는 여자도 기생일 것이다.


남자는 탕건말 쓰고 있고 또 댓골위에 신발이 한켤레 밖에 없는 것으로 보아 이 집에서 오래 유숙하고 있거나 아주 익숙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이 그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길이 없다.

기방무사_이불은 왜
<기생이 외출했다가 돌아오는 사이 친구와 한 남자가 방안에서 있다.>


이 그림의 인물 배치는 방향만 다를 뿐 <청루소일:기방의 한때>와 같다. 역시 방 안에는 탕건을 쓰고 비스듬이 누워있는 남자가 있고 기생의 친구노 보이는 노랑저고리에 붉은 치마로 화려한 복색을 자랑하는 여자가 앞으로 엎드려 있다.

이제 막 집으로 들어선 여인은 전모 아래 가리마를 쓴 것으로 보아 기생임이 분명하다. 기생은 외출했다가 들어오는 것이고 그 사이 남자와 몸종이 방안에서 무슨 일을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묘한 것은 왼쪽의 나무이다. 위쪽에 큰 활엽수가 있고 아래도 역시 녹임이 무성한 나무가 있다. 그 위쪽으로 발이 쳐져 있으니 계절은 한 여름이다. 날이 더우니 기생이 전무를 썼을 것이다. 그런데 한 여름에 왜 남자는 이불을 덮고 있는가? 

<홍루대주>_술을 기다리며
<일반 적인 생각과는 달리 초라한 모습의 기방풍경이다. 기생 함녕에 젊은 남자 셋이 앉아 있고 집안으로 들어서는 중년의 여인은 술을 사오는 것으로 보인다.>


술을 기다리며 역시 기방으로 짐작된다. 다만 우리가 상상하는 기방과는 달리 너무 초라하다. 기생을 비롯한 고객이 앉아 있는 집은 초옥이고 바닥에는 삿자리가 깔려 있다. 하지만 이 초옥을 둘러싸고 있는 담을 보라. 돌을네모나게 다듬어 쌓고 기와를 얹은 고급스럼 담이다. 해서 이 집이 전체적으로 결코 초라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여기서 술을 마시고 노는 것인지 아니면 방안으로 옮겨 가기 위해 잠시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 초옥 안에 기생 하나를 두고 남자 셋이 앉아 있다. 오른쪽 댓골 위에는 신발이 두 켤레 있고 그 밑에 신발이 한켤레 있다. 사람은 넷인데 신발른 세켤레다.

그런데 남자 셋중에 가장 왼쪽의 남자는 갓을벗고 있다. 이곳에 무척 익숙한 사람인듯 하다. 왼쪽에는 중년으로 보이는 여자가 술병을 쥔 채 발가벗은 여아의 손을 잡고 대문을 들어서고 있다. 여자가 들고 있는 술병은 아 님자들이 마실 술일 것이다.

(유곽쟁웅)_기방난투

<기방 앞에서 난투극이 벌어진 후의 관경이다. 기방에는 까다로운 관습이 허다했고 악소배들이 드나들었기 때문에 사소한 시비나 실수에도 주먹이 난무하였다.>

기방 앞에서 난투극이 벌어쟜다. 기생은 대문 앞에서 장죽을 물고 싸움 구경을 하고 있고 그림 중앙에 남자가 윗옷을 입고 있다. 조금 전에 싸움이 있었던 것이다.


그림 왼쪽 세 사람중에 붉은 옷을 입은 사람이 기부, 곧 기방의 운영자는 대전별감이고, 다시 그 왼쪽에 상투바람으로 인상을 찡그리고 있는 사람은 그림 중앙의 웃통 벌은 사람과 싸워 진 사람이다.

오른쪽에 망가진 갓과 갓끈을 쥐고 있는 사람은 얻어 맞은 남자와 한패인듯하다. 이 남자는 술에취해 있을 뿐 아니라 옷에 흙이 묻어 있다. 같이 얻어맞은 것같다. 갓의 양태와 대우(웃부분)가 떨어지고 옷이 흙투성이가 될 정도로 싸움은 격렬했다.


승자는 한복판에서 의기양양하게 다시 옷을 입고 있다. 별감과 승자의 한편은 좋은게 좋은 거 아니냐며 패자를 위로하며 말리고 있다. 기방에서 왜 이런 난투극이 벌어졌을까? 기방에서는 사소한 실수나 시비에서도 주먹이 난무했따. 더욱이 술이 있고 여자가 있으니 이 곳에 있는 남자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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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강명관, [조선풍속사3], "조선사람들 혜원의 그림 밖으로 걸어나오다", (서울: 푸른역사, 2010년), 125~159에서 요약및 발췌 정리한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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