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수업/조선시대의 회화

[혜원 신윤복] 무녀신무, 노상탁발

지니쌤 동진이 2017. 3. 21. 23:30


무녀신무(巫女神舞)_굿

<홍철립을 입은 무당이 춤을 추고 있고 두명의 박수를 피를 불고 장구를 치고 있다. 제물이나 참가한 패거리들이 적은 것으로 보아 작은 굿이다.>


중앙에 쌀을 담긴 소반 앞에서 손을 비비고 있는 사람이 이 굿을 벌린 여성이며 그 뒤에 앉은 쓰개치마를 쓴 여성은 돌담 뒤 남자를 힐끗 돌아보고 있다. 무녀는 홍철릭을 입고 있다.

 

무녀의 뒤에 보자기를 텊은 소반과 붉은 포로 덮어 놓은 광주리가 있는데 이는 제물이다. 무당은 춤추는 무녀 한 명과 피리를 불고 장구를 치는 박수가 각각 한명이다. 보통 굿은 여러명의 무당과 잽이(악공:樂工)로 구성되는데 제물을 보거나 참가한 패거리가 적은 것으로 보아 작은 굿이다.


<경국대전> <형전> '금제'에 서울안에 무당이 살 수 없었지만 이는 원칙이었고 이 원칙이 지켜지지는 않았다고 한다. 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혜원은 굿 하는 장면을 그렸을까? 민간신앙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일까? 혜원은 주로 유흥에 대한 그림을 그렸는데 굿이 오락거리중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 무속의 특징은 오락이었으며 좋은 구경거리였다.


노상탁발(路上托鉢)_법고

<기생패거리가 길을가다가 법고를 치며 탁발하는 이들을 만난 모앙이다.>


이 그림에 나오는 큰 북이 바로 법고다. 법고는 여러 의미가 있다. 불교의식에서 쓰이는 법고는 범종각 안에 있으며 대개 아침 저녁 예불때 친다.

혜원의 그림은 야외에서 법고를 치고 있다. 길가는 행인에게 탁발을 하기 위해 법고를 치고 있으니 제대로된 형식을 갖춘 법고는 아니다.

 

그림 오른쪽에는 여성 다섯명이 있따. 이 여성들은 기생으로 보인다. 한 여자는 장옷을 머리 위에 얹고 있으며, 중앙의 여성은 치마를 걷어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고 있다. 여성들의 얼술은 모두 젊다. 아래쪽에는 길을 가던 젊은 양반 하나가 이 광경을 뚫어 져라 보고 있다. 이 양반은 얼굴을 가리는 사선(내외를 위해 얼굴을 가리는 용도로 쓰인다.)까지 들었고 있는데 그것을 내리고 여자들을 처다보고 있다.

 

스님은 도성안에 들어오는 게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아마 도성 밖일 것이다. 그리고 법고는 1월 1일 울리는 것이 풍습이었지만 그림속 사람들의 복장을 볼 때 겨울 복장은 아무도 없다. 그림속의 법고는 1월 1일 풍습으로 치는것과는 다른 것이다.

이들은 그냥 시주를 목적으로 법고를 울리는 것같다. 그런데 스님들이 승복을 입은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도 이상하다. 좌우간 이렇게 스님들로만 구성된 연희 집단을 "굿중패"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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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강명관, [조선풍속사3], "조선사람들 혜원의 그림 밖으로 걸어나오다", (서울: 푸른역사, 2010년), 257~274에서 요약및 발췌 정리한것입니다.